로고

北, '비질런트 스톰' 맞대응 '성공적' 자평…'ICBM'은 쏙 뺐다(종합)

이미자 | 기사입력 2022/11/07 [10:03]

北, '비질런트 스톰' 맞대응 '성공적' 자평…'ICBM'은 쏙 뺐다(종합)

이미자 | 입력 : 2022/11/07 [10:03]

총참모부 보도 통해 2~5일 군사훈련 대응일지 공개
3일 '화성-17형' ICBM 발사 내용은 제외 '실패 방증'

 
associate_pic

 

지난달 31일 한미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훈련에 참가한 우리 공군 KF-16 전투기가 군산기지에서 이륙을 위해 활주로 진입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그 위로 미군 F-16 전투기가 착륙을 하고 있다. (사진=공군 제공) 2022.11.01.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에 맞대응해 실시한 군사훈련을 7일 공개했다.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군사작전을 단행해 목적을 성공적으로 달성했다고 주장하며 향후 대응이 "더 무자비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나 북한의 이번 메시지는 한미 양국이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지 않는 한 군사적 맞대응도 당분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총참모부는 이날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공개한 '미국 남조선 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한 인민군의 군사 작전 진행에 대한 총참모부 보도'를 통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진행한 대남 군사 작전을 소개했다.

총참모부는 이번 한미 연합훈련이 "사실상 지역의 긴장을 의도적으로 고조시키는 공공연한 도발 행위이며 특히는 우리 국가를 직접적인 목표로 겨눈 침략적 성격이 매우 짙은 위험한 전쟁 연습"이라며 "묵과하고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응한 대응 군사 작전 내용을 일일이 설명하며 "모든 대응 군사 작전들은 계획된 목적을 성과적으로 달성했으며 우리 군대의 고도의 작전 수행 능력이 만족하게 평가됐다"고 자평했다.

총참모부는 "적들의 도발적인 군사적 망동이 끈질길수록 우리의 대응은 더욱 철저하며 더욱 무자비할 것"이라며 "이는 곧 앞으로도 드팀없는 우리 무력의 행동 원칙, 행동 방향으로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적들의 온갖 반공화국 전쟁 연습들에 지속적이고 견결하며 압도적인 실천적 군사 조치들로써 대응해나갈 것임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고 덧붙였다.

총참모부는 특히 지난 2일 오후 함경북도지역에서 590.5㎞ 사거리로 울산 앞 80㎞ 부근 수역 공해상에 2발의 전략 순항 미사일로 '보복 타격'을 가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는 우리 군은 밝히지 않았던 내용이다.

반면 3일 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내용은 거론하지 않았다. 합동참모본부는 3일 오전 7시 40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을 포착했는데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화성-17형 ICBM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 ICBM은 2단 분리까지는 성공했으나 정상비행은 실패했다. 이에 따라 이번 일지에서 ICBM을 누락한 것은 발사 실패의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최근 '비질런트 스톰' 훈련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도발 수위를 높여왔다. 지난 2일 분단 이래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SRBM을 발사하는 등 10시간 동안 4차례에 걸쳐 미사일 총 25발 가량을 퍼부은 데 이어 3일에는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ICBM을 발사하는 등 오전, 오후에 걸쳐 6발을 쐈다.

4일에는 탄도미사일을 쏘지는 않았지만 오전 11시께부터 약 4시간에 걸쳐 군용기 비행 항적 180여 개를 띄우면서 무력 시위를 이어갔다.

북한 외무성은 '비질런트 스톰' 연장과 미국의 유엔 안보리 회의 요청을 비난하며 "자주권과 안전 이익을 침해하는 적대세력들에게 끝까지 초강력 대응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위협했고, 북한군 서열 1위인 박정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도 3일 관련 성명을 통해 이번 훈련을 맹비난했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해왔지만 이번 공중훈련은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한미가 북한의 위협에 확고한 억제력 과시로 맞대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질런트 스톰은 우리 공군의 F-35A, F-15K, (K)F-16, KC-330 등 140여 대의 항공전력과 미군의 F-35B, EA-18, U-2, KC-135 등 총 240여 대의 대규모 전력이 참여해 실전과 같은 공중전투훈련을 진행하는 훈련으로 올해는 특히 미국 전략자산으로 꼽히는 B-1B 전략폭격기 2대가  2017년 12월 이후 5년 만에 한반도 상공을 날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일지를 공개한 것은 한미의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가 없는 한 군사적 대응조치도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간접적인 메시지"라며 "당분간 숨 고르기를 하면서 ICBM 재발사, 핵실험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7차 핵실험 카드는 좀 미룰 가능성이 있다"며 "미 중간선거 결과를 분석하면서 입장을 정리해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정치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