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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먹으면 중학생도…10대 마약사범 검거 3년새 3배↑:아시아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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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먹으면 중학생도…10대 마약사범 검거 3년새 3배↑

이미자 | 기사입력 2023/03/09 [10:22]

마음만 먹으면 중학생도…10대 마약사범 검거 3년새 3배↑

이미자 | 입력 : 2023/03/09 [10:22]

10대 마약사범 경찰 검거인원, 3년새 3배 '껑충'

"SNS 통해 쉽게…성인들 던지기 수법 그대로"

 

 

 

 

최근 20·30대 젊은층을 넘어 미성년자인 10대까지 마약류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집중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소년들은 텔레그램 비밀대화나 다크웹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환경에 익숙하다 보니 이를 통해 이뤄지는 마약 거래에도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예방부터 치료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9일 경찰청에 따르면, 10대 마약류 사범 검거 인원은 2018년 104명에서 2020년 241명으로 두 배 넘게 늘어난 뒤, 2021년 309명으로 더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294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중학생이 필로폰…성인처럼 '던지기 수법'

지난 6일에는 서울 동대문구에서는 14세 중학생이 필로폰 0.5g을 구매해 자택에서 투약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마약은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구매했고, 구매한 필로폰은 혼자 조금씩 나눠 투약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던지기란 판매자가 약속한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두고, 구매자가 이를 가져감으로써 직접 접촉을 피하는 수법을 말한다.

10대가 마약 유통까지 가담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최근 경남에서는 10대 1명이 포함된 마약 유통책이 무더기로 경찰에 검거됐다. 주로 인터넷 도박에 중독되거나 채무 과다 등으로 절박한 상황에서 고수익에 현혹돼 범행에 나선 이들인데, 마약류를 서울, 부산, 대전, 대구, 광주 등 주택가의 은밀한 장소 등에 숨겨두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한다.

최근 인천에서도 텔레그램을 통해 청년층 상대로 필로폰을 유통한 23명을 검거했는데, 이 중 3명이 고교 3학년생인 만 17세였다.

마약사범의 연소화(나이가 적어짐)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검찰청의 마약류 월간 동향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마약 사범 총 1만8395명 중 10~20대 비율은 34.2%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15.8%에서 불과 5년 만에 2.4배 늘어난 수준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10대 마약 사범들도 소위 '던지기' 방법 등 과거 전통적으로 쓰이던 범행 방식을 그대로 쓰고 있다"며 "SNS에 해외 직구부터 전달까지 구체적인 방법을 너무나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적발 건수만 집계…실제 마약범죄 30배 많다는 연구도

실제 통계 너머에서 이뤄지고 있는 범죄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마약범죄는 수사기관이 인지하지 못하거나 신원 미파악 등으로 해결되지 않아 공식적 범죄 통계에 다 담기지 않는 대표적 암수범죄로 꼽히기 때문이다. 

박성수 세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2019년 발표한 '마약류 범죄의 암수율 측정에 관한 질적 연구'에 따르면 국내 마약류 범죄의 암수율은 28.57배로 예측됐다.

현재 마약사범 집계는 검찰이나 경찰 등 수사기관의 자체 검거 실적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실제 범죄는 이보다 30배 가까이 발생하고 있을 것이란 주장이다.

수사당국도 마약류가 SNS와 가상자산 등을 통해 은밀히 거래된다는 점, 부모 등 주변사람이 알게 돼도 자녀의 미래를 망칠 수 있다는 생각에 드러내지 않고 신고를 꺼린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10대 마약류 사범이 집계된 숫자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향후 수사기관의 감시가 촘촘해질수록 적발되는 10대 마약사범 건수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성년자, 처벌 두려워 음지로…치료·예방 교육 실질화 필요

전문가들은 단속 강화도 필요하지만, 청소년들의 재범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이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10대 때 마약에 손을 댄 이들이 20대, 30대가 돼 재범할 가능성이 높은데, 처벌을 두려워해 치료를 받는 대신 음지로 숨으면 사태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청소년 마약 문제를 사회적으로 금기시하기 보다 효과적인 치료·예방 등 상담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흥희 한성대 마약알콜학과 교수는 "값이 싼 것, 투약 방법이 간단한 것, 단속이 쉽지 않은 것들을 중심으로 10대까지 마약이 파고들고 있다"며 "정규 교과과정으로 채택하고 있는 해외 주요 선진국처럼 정부, 지방자치단체, 학교 등이 협력해 마약·약물 중독의 위험성이나 치료법, 재범 방지에 대한 실질적인 교육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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