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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에 빨려들어가면 어떻게 될까˝...블랙홀 흡수구조 첫 확인:아시아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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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에 빨려들어가면 어떻게 될까"...블랙홀 흡수구조 첫 확인

신현천 | 기사입력 2023/04/27 [08:43]

"블랙홀에 빨려들어가면 어떻게 될까"...블랙홀 흡수구조 첫 확인

신현천 | 입력 : 2023/04/27 [08:43]

4년 전 관측된 'M87' 은하 블랙홀의 부착 원반·제트 등 첫 포착

韓 과학자 4명 참여, ALMA로 3.5㎜ 파장대 고리 구조 발견 기여

 

 

[서울=]블랙홀의 부착원반과 제트 상상도. (사진=천문연 제공)

 

[서울=]인류가 처음으로 실관측에 성공한 'M87' 은하 중심 블랙홀의 '부착 원반' 구조가 사상 처음으로 포착됐다. 부착원반은 블랙홀의 중력으로 인해 주변 기체들이 흡수되는 과정에서 그 기체들이 발광과 함께 빠르게 회전하면서 형성되는 현상이다. 전 세계의 천문학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이번 관측에는 우리나라 과학자 4명도 포함돼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이 M87 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 블랙홀의 그림자와 강력한 제트를 최초로 동시에 포착했다. 사상 최초로 M87 블랙홀의 부착원반의 모습도 확인해, 해당 연구결과가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한국 시각으로 27일(영국 시각 26일 16시)자에 게재됐다.

국제공동연구진은 국제 밀리미터 초장기선 간섭계(GMVA)와 칠레 아타카마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간섭계(ALMA), 그린란드 망원경(GLT)을 이용해 블랙홀 그림자와 제트 등을 관측해냈다. 이 망원경들의 참여로 기존 EHT(사건지평선망원경) 블랙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없었던 물리 현상을 발견했다.

 

[서울=]GMVA+ALMA로 관측한 M87 블랙홀. 흡수된 기체들이 회전하는 부착원반 구조와 제트 분출 현상이 담겨 있다. (사진=천문연 제공)


지난 2019년 EHT를 통해 관측된 M87 블랙홀은 지구로부터 약 540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존재하고 있다. 인류 최초로 블랙홀을 포착해냈으나 관측 당시까지만 해도 블랙홀을 둘러싸고 회전 중인 빛들이 어떤 식으로 이뤄져 있는지는 파악되지 못했다.

블랙홀은 강한 중력으로 주변 물질들을 흡수하는데 이 물질들은 블랙홀 중심부에 부착 원반 구조를 이루고 있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이제까지 블랙홀 부착원반 존재에 대한 간접적인 증거는 제시됐으나 부착원반의 구조를 분해해 영상화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 관측으로 부착원반에서 나온 빛이 블랙홀 주변의 고리 구조를 만들어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M87과 같은 무거운 타원 은하의 블랙홀들이 주변의 물질들을 천천히 흡수한다는 기존의 예측 또한 증명했다.

국제공동연구진은 EHT 관측에서 사용한 빛 파장대(1.3㎜)보다 긴 3.5㎜의 파장대에서 블랙홀 주변의 고리 구조를 발견했다. 관측한 고리 구조의 크기는 EHT로 관측한 고리 구조에 비해 약 1.5배 더 크게 나타났다.

기존에 1.3㎜ 파장대에서 관측한 EHT 이미지에서는 블랙홀 주변의 광자 고리만 나타났지만 더 긴 파장대에서 관측한 'GMVA+ALMA 이미지'에서는 광자 고리 이외에 블랙홀보다 규모가 큰 바깥쪽 부착원반의 플라즈마에서 나온 빛이 함께 포착됐기 때문이다.

또한 연구진은 최초로 M87 블랙홀의 그림자와 제트도 동시에 포착했다. 제트는 기체와 액체 등 물질의 빠른 흐름을 말하는데, 노즐 같은 구조를 통과하며 밀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물질이 방출돼 만들어진다. 블랙홀 주변의 강력한 자기장 혹은 부착원반과 블랙홀의 상호 작용 등을 통해 강력한 제트 방출 현상이 발생한다.

이같은 관측 결과는 블랙홀이 강한 중력으로 주변 물질을 흡수할 뿐만 아니라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제트를 만들어 블랙홀로부터 멀리 떨어진 별과 은하들의 진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천문연은 이번 발견에 천문연이 운영에 참여하는 ALMA의 역할이 컸다고 강조했다. ALMA가 이미지의 감도와 남북 방향 분해능을 크게 향상해 사상 최초로 3.5㎜의 파장대에서 고리 구조의 발견을 가능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서울=]M87 블랙홀 관측에 참여한 망원경들의 지리적 분포도. (사진=천문연 제공)

공동연구진은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천문연이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하와이의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JCMT), GMVA, ALMA를 활용해 M87 블랙홀을 한 달간 네 차례 추가 관측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M87에서 관측되는 강한 제트의 형성 원인과 블랙홀 주변의 플라즈마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계속 연구한다는 계획이다.

박종호 천문연 선임연구원은 "수십 년간 예측만 무성했던 블랙홀 부착원반을 사상 최초로 직접 영상화해 존재를 증명했다는 점에서 블랙홀 연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결과"라며 "블랙홀이 주변의 물질을 어떤 방식으로 흡수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막대한 에너지를 분출시켜 블랙홀로부터 멀리 떨어진 별과 은하의 진화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영 경북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부 천문대기전공 교수는 "이전의 EHT 영상이 블랙홀 자체의 실존을 증명했다면, 이번 영상은 블랙홀 바로 주변의 복잡한 천체물리학적 과정들을 선명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총 121명의 연구자들이 참여했으며 국내에서는 천문연의 박종호 선임연구원, 변도영 책임연구원, 정태현 책임연구원과 김재영 경북대 교수 등 총 4명의 연구자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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